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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혈압 측정,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전자 피부

기사승인 2018.03.09  16: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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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이 자유롭더라도 피부가 없다면 촉각, 압력, 통증을 느낄 수 없다. 몸을 둘러싼 껍데기 정도로 여기기 쉽지만 알고 보면 피부는 경이로운 기관이다.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전자 피부 관련 연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의 비즈니스 및 기술 뉴스 웹사이트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지금과 같은 기술 발전 속도라면 조만간 동네 가게에서 손쉽게 전자 피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상 속에 빠르게 스며드는 전자 피부에 대해 알아보자.

전자 피부란
  전자 피부는 촉각을 감지하는 각종 센서를 포함한 전자회로를 피부처럼 얇게 만든 것이다. 전자 피부는 포유류 피부의 대표적 촉각 수용체 중 하나인 메르켈 세포를 구성하는 ‘Piezo2 단백질’을 활용한다. 전자 피부는 사람의 피부처럼 외부의 촉각적 자극에 반응할 뿐만 아니라 소리와 혈압, 물체의 무게에 의한 점성과 탄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또한 휘어지고 늘어나는 피부와 같은 특성을 보이면서도 넓은 범위에서 압력 자극을 정확하게 분별하는 특성까지 갖고 있다.

전자 피부의 시작
  전자 피부는 웨어러블 기술에서 시작됐다. 정보통신기기를 몸에 착용해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는 웨어러블 기술의 발달이 전자 피부 연구를 불러일으켰다.
  전자 피부는 2004년 미국과 일본에서 처음 개발되기 시작했다. 당시 연구자들은 실리콘에 센서를 집어넣은 뒤 인체에 부착하려는 연구에 집중했다. 그러나 생각한 것처럼 휘어지지 않아 사람 피부처럼 유연한 전자 피부를 만들기가 어려웠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나온 것이 탄소화합물이 첨가된 유기재료다. 대표적인 유기재료가 그래핀이다. 흑연의 구성물질인 탄소가 벌집모양의 육각형 그물처럼 쌓여있는 것들 중 한 층을 그래핀이라고 한다. 그래핀은 피부만큼 유연하고 신축성이 뛰어나 전자 피부 연구에 탄력을 붙였다.

다양한 전자피부
  기존 전자 피부는 소재가 딱딱한 파스에 칩을 내장해 피부에 붙이는 단순한 기술이었다. 몸을 움직이는 부분에는 활용할 수 없어 그 점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신체에 부착해 신체 모양대로 움직이는 전자 기판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전자 기판 내부에 탄력이 높은 플라스틱 물질을 삽입해 기판에 배열한 칩이 배선과 떨어지지 않도록 한 것이다. 신체 어느 부분에 붙여도 완벽히 밀착해 맥박, 온도, 혈압을 정확하게 체크할 수 있어 연구가 계속되면 의료 분야의 전자 피부 상용화가 가능해진다.
  인체 치료용 전자 피부도 개발됐다. 긁힘이나 충격으로 인한 손실을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전자 피부 ‘e-스킨’은 간단한 공정을 통해 재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e-스킨은 폴리이민을 주재료로 사용해 흠집이 나더라도 상온에서 쉽게 회복된다. 또한 안정성과 강도를 높이기 위해 은나노 입자도 첨가했다. e-스킨에는 회복과 재활용을 위해 접착용액과 분해용액이 쓰인다. 접착용액은 일종의 피부 연고로 에탄올에 세 가지 화합물을 섞어 만들어 찢어지거나 갈라진 전자 피부를 원래대로 이어 붙인다.
  손상 정도가 심해 사용할 수 없게 된 e-스킨은 분해용액에 넣어 재활용하면 된다. 분해용액 속에 손상된 전자 피부를 넣으면 무거운 은나노 입자만 가라앉고 나머지 물질은 분해돼 용액 속에 섞여있다. 이렇게 분리된 물질들은 새로운 전자 피부를 만드는데 재활용할 수 있다.
  더 나아가 터치 없이 가상 물체를 제어하는 전자 피부가 개발됐다. 이 전자 피부는 자기장과 상호작용해 작동하는 방식이다. 전자 피부 속 센서는 자석과 상호작용하고 소프트웨어는 자석의 힘이 미치는 공간인 자기장에 센서의 움직임에 반응하도록 프로그래밍 돼있다.
  또한 소프트웨어를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자기센서가 포함돼 있어 손을 흔들어 빛을 제어하거나 피부를 가볍게 두드려 전화를 걸 수 있다.
  이외에도 우표 크기의 전자 패치를 붙여서 스트레스 등 착용자의 정신건강을 분석할 수 있는 초박형 전자 피부,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전기회로를 그린 뒤 금박을 입혀서 스티커처럼 피부에 붙이는 듀오스킨 전자 피부 등 다양한 전자 피부가 개발됐다.

전자 피부의 사촌 전자 코
  사람의 코보다 더 정확히 냄새를 맡는 전자 코도 존재한다. 전자 코는 사람 콧속에 있는 400개에 가까운 냄새 감지기 중 일부를 추출해낸 뒤 추출한 냄새 감지기를 대량으로 증식시켜 전자 기판에 붙이는 방식을 사용한다. 사람의 코가 냄새를 맡고 뇌에 전달하듯이 냄새를 전자 센서로 감지해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처리한다.
  날숨만으로 폐암을 진단하고 농산물이 외국산인지 국내산인지 밝혀내며 음식물의 신선도를 측정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강유정 기자 gc5994@daum.net

<저작권자 © 가천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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