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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시장 1조원 훌쩍··· 게임을 넘어 정식 스포츠로 ‘판’ 키운다

기사승인 2018.11.21  19: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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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를 개최했다. 그리고 리그 오브 레전드·스타크래프트2 등 총 6가지의 게임을 공식종목으로 채택해 게임을 좋아하는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게임을 e스포츠로 보지 않고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게임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e스포츠와 게임시장의 성장, 우리나라의 인식과 규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2018 LOL 월드 챔피언십이 지난 10월 한국 일부 도시에서 열렸다.
 
매년 성장하는 e스포츠 시장
  e스포츠란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타 영상 장비 등을 이용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로 지적 능력과 신체적 능력을 필요로 한다. 대회 또는 리그와 같은 현장으로의 참여,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중계의 관전 그리고 이와 관계되는 커뮤니티 활동 등의 사이버 문화 모두 e스포츠에 포함된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처음으로 e스포츠를 시범종목으로 채택해 주목을 받았다. e스포츠 세부 종목은 총 6개로 한국은 지역 예선을 거쳐 리그 오브 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2 두 종목에 출전해 메달을 획득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중국에 져 아쉽게 은메달을 땄지만 스타크래프트2는 금메달을 차지해 e스포츠 강국 면모를 보여줬다. 
  글로벌 게임 및 e스포츠 통계 사이트 뉴주는 올해 전 세계 e스포츠 시장 규모가 9억600만 달러(약 968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작년에 비해 38% 성장한 것이다.
  최근 미국 에픽게임스가 개발한 포트나이트의 글로벌 대회인 2019 포트나이트 월드컵은 총상금 1억 달러(약 1135억 원)를 내걸어 화제가 됐다. 이는 US오픈의 총상금(5300만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액수다. 또 밸브의 도타2의 세계대회인 ‘디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총상금으로 2470만 달러(약 279억 원)을 내걸었으며, 리그 오브 레전드와 오버워치 등 인기 종목은 이미 수십억 원대의 상금이 걸린 대회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2011년 출시부터 ‘롤드컵’이라는 세계적인 대회를 7년째 개최하고 있으며 8000만 명의 동시 시청자를 보유할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전심의 · 셧다운제··· 규제 심해
  지난달 23일 대한체육회를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이동섭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에게 “e스포츠는 게임입니까, 스포츠입니까?”라는 질문에 이 회장은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국내에서는 여전히 게임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존재하며 그에 따른 규제가 시행되고 있다.
  현재 게임에 관한 규제로 사전심의와 셧다운제를 꼽을 수 있다. 사전심의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와 제21조에 따라 게임물을 유통하거나 이용에 제공할 목적으로 게임물을 제작·배급하기 전에 하는 사람은 당해 게임물을 제작·배급 전에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 분류를 받는 것이다. 즉 정부 차원에서 시장에 출시되기 전 게임을 심의하는 제도이다. 심의기준은 선정성·폭력성·범죄 및 약물·부적절한 언어·사행성 등 다섯 가지다.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인터넷 게임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만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의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PC 온라인게임과 CD를 통해 접속하는 PC 패키지게임 등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게임은 모두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스마트폰·태블릿PC는 심각한 중독이 우려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셧다운제 적용이 유예됐다.
 
게임업계 인재, 해외 유출 심각
  2017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세계인재평가순위에 따르면 조사 대상국 63개 중 한국의 순위는 54위로 인재유출 분야에서 하위 그룹에 속했다. 이와 같이 최근 중국·미국 같은 해외로의 인재유출로 게임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의 인재유출 원인으로는 짧은 근속연수가 꼽힌다. 국내에 상장된 게임업체 20여 곳을 분석한 결과 평균 근속연수는 3.9년으로 나타났다. 넷마블게임즈는 3.7년에 그쳤고 엔씨소프트도 4.7년에 머물렀다. 근속연수가 짧은 이유로는 전체 종사자 중 높은 개발직 비율 때문이다. 개발자들은 한 회사에 오래 근무하기보다는 프로젝트별로 이동하는 경향이 많고 국내 게임사들의 개발직 비율은 70%를 넘는다. 평균 근속연수가 짧다 보면 근무환경 등 고용의 질이 개선되는 데 한계가 있고 고용의 질이 떨어지면서 개발자들의 해외 유출이 많아지는 결과를 낳는다.
  또한 한국으로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기 쉽기 때문에 중국·미국 등 많은 국가에서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한국 프로게이머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미 중국으로 무대를 옮긴 국내 프로게이머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인 듀크(이호성)· 크라이(해성민) 등 상당수가 있다.
  인재유출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는 적절한 보상이 꼽힌다. 이는 성과급을 지급함으로써 개발자의 노력을 보상하고 다른 게임을 준비 중인 개발팀에 동기부여를 주는 등의 내부 개발진의 사기 증진을 통해 인재유출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예로는 400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배틀그라운드 개발진이 받은 엄청난 성과급을 들 수 있다. 블루홀의 발표에 따르면 프로젝트 초기부터 참여하며 전반적인 게임 개발을 이끈 소수는 최대 50억 원, 최소 10억 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았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M 성공 이후 전 직원에게 300만 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고 개발팀에 특별성과급을 추가 지급했다.
 
“양질의 콘텐츠 생산이 e스포츠 성장의 밑바탕”
 
   
오석희 게임대학원 교수
 
콘텐츠 시장 성장의 선두주자인 배경과 원인은
  게임 개발에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게임 개발 관련 종사자 수가 영화나 음악 등 다른 콘텐츠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또한 콘텐츠를 소모하는 형태에 있어 반복적이며 꾸준한 매출을 발생시키는 형태다. 
  초창기 국내 게임 시장은 불법복제로 인해 산업의 규모가 커지지 못했다. 그러나 온라인 게임의 인기로 개발사들은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수익을 가질 수 있게 됐고 이는 산업 자체의 규모가 커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또한 이 시기에 출판만화 시장이 급격히 쇠퇴했고 우수한 콘텐츠 제작 가능 인력들이 게임 시장에 유입됐다. 그리고 급격하게 늘어난 PC방의 수도 게임 콘텐츠의 성장에 좋은 동력이 됐다. 
 
게임과 관련된 국내 제도는 규제가 여전히 심한 편이고 또한 일부 대기업에 성장이 몰려 있는데···
  관련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해당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게임에 관련된 여러 가지 규제안이 개선되지 못하는 이유는 게임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이 한몫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 사회에 ‘게임은 애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인식과 청소년의 학업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기업들이 많은 자본을 들여 생산하는 콘텐츠가 양질의 콘텐츠가 될 확률이 높다. 게임 산업에 적용하면 게임 제작사는 게임 제작을 산업의 측면에 무게를 둔다. 회사의 규모가 클수록 기존의 성공사례 분석을 통한 신제품의 개발 과정에 충실하다. 결과적으로 실험적이거나 비주류 장르에 인색하다. 또한 국내 매출 순위와 글로벌 매출 순위는 트렌드 차이가 분명히 있다.
  중소규모의 개발회사는 대기업들과 정면승부를 하지 않고서도 성장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마일게이트에 속해 있긴 하나 실제적으로 적은 수의 개발 인원들이 만들고 크게 인기를 끈 PUBG의 배틀그라운드가 한 예다.
 
급성장하는 게임 시장의 전망은
  최근 게임 인기 순위나 매출 상위권 순위를 보면 3~4년 동안 큰 변화가 없다. VR·AR의 특성을 반영한 게임의 성장속도는 큰 편이지만 전체 게임 시장에서의 지분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과거 PC 중심의 게임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미 갖춰진 스마트폰 시장이 큰 역할을 했다. 아직까지 VR·AR게임은 하드웨어적인 기반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하지만 꾸준히 VR 또는 AR과 MR(Mixed Reality)을 즐길 수 있는 하드웨어가 보급되어가고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크다고 본다.
 
유명한 해외 게임 기업들의 행사로 블리자드의 블리즈컨이나 라이엇 게임즈의 LOL 챔피언십이 있는데···
  블리자드나 라이엇 게임즈는 자사의 콘텐츠가 세계적인 규모로 사랑을 받는 업체다. 양질의 콘텐츠가 오랫동안 만들어졌고 이로 인해 팬덤이 생겨났다. 이 선순환은 이 회사들을 팬 서비스로 독자적인 행사 기획이 가능한 세계적인 규모의 개발사로 성장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국내 인기 게임들은 대부분 모바일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나 넥슨, 넷마블 등의 대형 개발사는 이로 인해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랜덤박스를 이용한 과도한 과금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로 인해 이용자 모두가 이들 게임 회사에 대해 호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국내에서도 합리적인 가격정책으로 만들어 많은 팬들에게 사랑받는 업체가 생긴다면 자연스럽게 게임사 주최의 게임행사도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임을 프로그래밍 산업으로만 생각해 다른 전공의 학우들은 도전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게임 제작 과정에 있어서 기획자, 캐릭터 디자이너, 개발자들과 함께 심지어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인문계열 종사자들도 판타지적인 스토리 구성을 위해 게임 산업에 뛰어들 수 있다. 현재 가천대 게임대학원에 게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에너지IT학과나 기계공학과 등에서 온 학생들이 연구에 참여 중이다.
  최근의 게임 개발 환경은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아이디어만으로도 많은 것을 구현할 수 있을 만큼 입문이 쉬워졌다. 이런 발전은 게임 개발자가 프로그램의 작동 구현에 많은 시간을 보냈던 과거보다 창작하는 재미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넓은 상식과 다른 분야의 전문지식 고전예술에 대한 고찰은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소양이지만 많은 시간을 필요하니 평소 좋은 문화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이재선·김채영·신현우 기자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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