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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한’ 대한민국이지만··· 인문학은 살아있다

기사승인 2018.12.03  16: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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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지 인문학 전공자는 취업이 쉽지 않다는 이유로 인문학이 이공계열에 비해 홀대받고 있다.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그럼에도 인문학은 우리 삶 곳곳에 스며있으며 이런 점을 반영해 각종 미디어에서는 인문학 관련 프로그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또한 가천대에서도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국민 68.4% “우리 사회에 인문학이 필요하다”
   
 
  “애플을 애플답게 한 것은 인문학과 기술의 결합이다.” 이는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바꾼 IT 혁신가이자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한 말로 인문학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준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하버드대에서 라틴어·그리스어·예술사·심리학과 같은 인문학을 공부했고 타인과의 연결을 갈망하는 인간 본연의 욕망에 집중했다. IT 혁신을 선도하는 두 기업은 이처럼 인문학적 토대 위에서 탄생했다. 
  우리 기업들도 최근 인문학의 중요성에 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임직원들을 상대로 인문학 강연을 마련하고 대학 인문학 분야에 후원을 늘리며 경영 현장과 인재 발굴 과정 등에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은 자연과학의 상대적인 개념으로 주로 인간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나 사상·문화 등을 중심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자연과학이 객관적인 자연현상을 다루는 학문인 것에 반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와 관련된 제반 문제를 연구 영역으로 삼는다. 즉 인문학은 언어·문학·역사·철학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진행한 2018 인문정신문화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민 상당수가 인문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나 정작 관심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사회에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8.4%로 높았지만 ‘인문학에 관심이 높다’는 응답은 27.7%에 불과했다. ‘인문학이 왜 중요한가’라는 질문에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성찰하므로’라는 응답이 64.8%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내용이 어렵고 추상적이라서’가 39.3%, ‘취업 및 직장 업무에 직접적 관련성이 적어서’가 25.2%로 집계돼 인문학의 한계도 발견됐다. 또한 인문학 관심도는 20대가 24.1%를, 30대가 22.3%를, 40대가 27.6%를, 50대 이상이 35.3%를 기록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인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대 인문학 관련 강좌
   
가천대는 매년 연초 전년도에 실시한 인문학 강좌에 대한 평가를 하고 있다. 내년에도 다양한 융합 강좌가 열릴 예정이다.
  가천대는 학우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위해 다양한 인문학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은 지성학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매주 특강 형식으로 진행되는 교양강의다. 지성학은 학우들이 전문가, 사회 유명인사의 특강을 듣고 삶과 미래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번 학기에는 ‘영화예술가들을 통해 보는 탁월함의 조건’, ‘대중문화 속의 신화’ 등을 주제로 이승재 문화평론가, 홍진호 서울대 교수 등이 특강을 진행했다. 남은 지성학 강의는 배준호 ㈜윌림 대표이사가 세계여행과 창업을 주제로 진행할 예정이다.
  위대한 강좌 G-시리즈도 운영한다. 이는 교양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개설된 가천리버럴아츠칼리지의 융복합형 교양강좌다. 위대한 대화, 위대한 실수, 위대한 도전, 위대한 질문, 위대한 문화 5개의 강좌로 이뤄져 있으며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문·이과와 예체능 분야를 통합한 다양한 주제를 주차별로 다룬다. 이 강의는 e-class를 통해 해당 주차의 강의자료를 예습하고 강의시간에는 30분간 교수자의 TED식 강의와 20분간의 활발한 질의응답과 토론시간을 갖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TED식 강의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집약적인 강연 형식을 말한다. 
  또한 필수교양으로 한국사, 생명과나눔, 가천리더십이 있다. 이 중 두 강의를 선택해 들어야 한다. 생명과나눔은 생명존중의 의미와 나눔의 태도를 익히는 것을, 가천리더십은 리더십의 기본, 조직구성원의 규범, 나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문대학 학장 신재홍 한국어문학과 교수 인터뷰
“ 인문학은 사회를 지탱하는 힘 … 끊임없이 성찰하고 소양 키워야”
   
신재홍 교수
우리사회는 취업이 잘된다는 이유로 이공계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는데
  회사나 사회에서 요구하는 것들이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기 때문에 이공계 쪽으로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현대 사회가 과학기술에 의존해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나 학문의 방향이 한쪽으로 기울면 한쪽이 밀리거나 쇠퇴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사회는 양쪽의 균형성이 맞아야 기반이 탄탄해진다. 한쪽만 비대해진다면 다른 한 쪽의 성격들이 위축되고 사회가 원하는 방향으로 몰린 사람들은 내면이 빈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학기술에만 의존하게 되면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이 모인 사회는 취약한 부분이 생길 위험성을 내포하게 된다. 시대가 실생활에 적용이 되는 고도 산업화 사회에 따라가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한 개인의 성장은 물론 한 사회의 발전에서도 비어있게 되는 부분을 항상 우려해야 한다. 
 
인문학이 중요한 이유는
  기초공사가 튼튼해야 건물이 잘 버티듯 인문학이 탄탄해야 사회가 단단해질 수 있다. 인문학은 한 사회나 개인의 토대를 이루는 기초공사다. 사회가 아무리 발전해도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과학기술에 관련한 것도 마찬가지다. 인문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이해와 관계에 대한 이해를 통해서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한 개인이 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생각하는 삶의 고민들을 학문적으로 정리하면 인문학이 되는 것이다. 
  인문학은 사람이 사고를 하면서부터 계속돼왔다.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달해도 삶에 대한 고민은 계속된다. 각 시대마다 중요성이 다르고 바라보는 시각들이 달라지지만 인문학은 그 기본이 되는 학문이다. 때문에 개개인이 자신의 인간다움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의미를 부여하는지가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다. 
 
인문학이 관심을 받기 위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은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은 몇 년 전부터 계속돼왔고 그에 발맞추듯 ‘문사철(문학·역사·철학)’은 각 대학에서 많이 없어지고 있다. 실용적인 학문이 아니다 보니 취직이 안 되는 분야라는 인식 때문에 학생들이 외면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사실 인문학은 훨씬 오래전부터 이러한 취급을 받아왔지만 수학·물리 등을 포함한 전체 학문의 기초가 인문학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든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영화·음악·미술과 같은 분야에서도 그 기본은 인문학이다. 영화의 경우 기술적인 요소들이 덧붙여지지만 스토리와 같은 기본적인 감성은 인문학적인 소양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인문학에 무관심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보편적으로 인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먹고사는 문제와 결부시킬 때 사회가 성숙하지 못해 개개인의 소양이 대접받지 못해 밀려나는 것이다. 인문학은 필수 불가결하지만 사람들이 먹고살기 바빠 그 사실을 잊고 있다. 인문학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누가 이것을 전공해서 먹고사느냐의 차이다. 
  좋은 사회는 그 구성원 전체가 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다. 소규모라도 사회가 서로 인문학적인 소통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문학에 무관심한 혹은 낯설어하는 학우들에게 한마디
  학생들이 인문학에 대해 낯설 이유가 없다. 예컨대 소설을 읽고 분석하는 것만이 인문학이 아니다. 각자 살면서 느끼는 삶의 고민들을 한 단계 깊이 생각하는 것이 곧 인문학이다. 책과 강연을 통해 얻는 것보다도 스스로 인문학적인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삶을 성실히 살려고 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고민거리가 생길 것이다. 자신의 삶 속에 있는 인간의 영역에 관심을 높이고 깊이를 가지다 보면 인문학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 인문학은 한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죽는 순간까지 키워내는 전 과정이다. 

강유정·이한솔 기자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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