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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만이 살 길··· 디자인, 인류의 미래를 설계하다

기사승인 2019.03.04  23: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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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가 북극곰 얼굴이 담긴 쓰레기 종량제봉투의 시범 사용에 들어간다. 기존 봉투는 디자인이 밋밋해 거리 경관을 해치는 요소였지만 새 쓰레기봉투는 광산구의 매력 요소로 꼽힐 것이라고 구청은 주장한다. 디자인은 이제 단순한 쓰레기봉투를 포함해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곳에 스며 있고, 일상을 넘어 미래까지 설계하고 있다. 사람마다의 다름을 극복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디자인을 통해 기업의 매출도 상승한다. 미래를 위한 디자인들과 그 적용 사례를 알아보자.


인간에서 출발하는 미술 산업, 디자인
  디자인(Design)은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으로 지시하다·표현하다 등의 뜻을 가진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했다.
  디자인의 발전 초기에는 디자인이 저차원적·부차적 분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산업혁명 이후에도 노동력의 대체와 대량생산에 목적을 두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계 만능주의는 그동안 수공예품으로 전해지던 전통과 생활의 미를 파괴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왔고, 그 결과 중세 장인들의 공예개혁이 시작됐다. 이는 독일의 미술, 공업, 수공예 분야의 전문가들이 기계 생산물의 질적 향상을 목표로 설립한 공예단체인 독일공작연맹의 정신에도 수용됐다. 그들은 미술과 근대 공업의 결합을 시도하고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운동을 인정한 새로운 공예운동을 시도했다. 전개된 공예운동은 마침내 실생활과 연계한 수공예 훈련에 중점을 둔 독일 실용 교육기관인 바우하우스(Bauhaus)로 이어지며 디자인의 방향성이 세계로 확산됐다.
  현재의 디자인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를 필수로 한다. 또한 사회 전반의 흐름을 반영해 대중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기업 성공의 열쇠, 디자인 개발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디자인 개발 실태조사에 의하면 디자인 개발을 통해 기업 평균 매출을 22배 더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조사를 통해 디자인 개발이 기업 매출에 얼마나 직접적 연관이 있는지 알 수 있다. 기업들 역시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디자인 개발에 힘쓰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현대카드가 있다. 현대카드는 카드 최초로 세로형 디자인을 도입했다. IC칩이 탑재된 후 마그네틱을 이용해 카드를 세로 방향으로 삽입하는 방식에 착안해 현대카드는 세로형 디자인을 개발했고 그해 최초로 영업수익이 3조 원을 넘기는 성과를 거뒀다.
  같은 카드 기업인 카카오뱅크의 경우 새롭게 디자인을 바꿨다. 카카오프렌즈의 라이언, 무지, 콘, 어피치 캐릭터를 세로 방향으로 입힌 것이다. 또한 개인의 기호성을 고려해 고객이 원하는 캐릭터를 골라 카드에 입힐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변화로 카카오뱅크는 100만 장이 넘는 카드가 발급돼 매출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소형 가전업계의 애플이라 불리는 일본기업 발뮤다는 디자인이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2008년 세계 경제 침체로 도산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때 나온 제품이 ‘그린팬’이다. 그린팬은 에어컨보다 적은 전력으로 더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선풍기다. 이에 더해 무채색을 사용하고 아이콘으로만 기능을 표시한 모던한 디자인을 만들었다. 제품 출시 후 한국에서는 ‘강남 선풍기’라고 불릴만큼 큰 인기를 끌었고 높은 매출을 올려 회사를 유지시킬 수 있었다. 또한 디자인의 우수성도 인정받아 세계 디자인 어워드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미래의 디자인, 유니버셜 디자인과 업 사이클링 디자인
  미래를 책임질 디자인으로는 유니버셜 디자인과 에코 디자인이 있다. 유니버셜 디자인은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이 성별, 나이, 장애, 언어 등으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보편 디자인 또는 범용 디자인이라고도 불린다. 이 디자인의 핵심은 사용자의 폭을 넓히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모든 사람을 고려하자는 것이다. 또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대상자 폭을 늘릴 뿐만 아니라 이용절차를 단순화하는 등 편의까지 고려해 이용자에게 친화적이다.
  유니버셜 디자인을 잘 적용한 예로는 픽토그램이 있다. 픽토그램은 사물, 시설 등을 누가 봐도 쉽게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주로 유명 관광지, 공공장소에서 사용된다. 글씨보다 그림으로 이해하는 것이 빠른 경우에도 픽토그램을 사용한다. 비상구가 대표적인 사례다. 긴급하게 대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글씨보다는 그림이 비상구 위치를 찾는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에코 디자인은 사용 시에 생기는 환경오염을 고려한 친환경적 제품 디자인이다. 최근에는 에코 디자인 중 업 사이클링 디자인이 주목받고 있다. 업 사이클링 디자인이란 지속 가능한 디자인과 재사용을 목적으로 하는 그린 디자인을 융합한 디자인이다. 단순한 재활용을 벗어나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킨다는 점과 자연에 피해를 주지 않고 쓰레기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현재 업 사이클링 디자인은 의류, 가구 및 인테리어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특히 패션계에서는 업 사이클링 디자인을 이용한 패션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제로 웨이스트 패션이 그 예다.
  기존의 패션 기업에서는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내기까지 많은 자투리 천이 버려진다. 원단을 가공하는 과정에도 화학적 폐수가 발생하며 팔지 못한 어마어마한 양의 재고는 소각된다. 또한 대량생산과 폐기를 반복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 각광받으며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비대해졌다. 그에 반해 제로 웨이스트 패션은 디자인 기획 단계부터 낭비되는 천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자원 낭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현재 많은 패션 브랜드들이 시도하고 있다.
  업 사이클링 디자인을 적용해 건축계에서는 버려지는 폐각을 이용해 건축자재를 만들고 있다. 폐각의 경우 방치돼 처분되는 양이 48만 톤에 이르고 매년 13만 톤의 폐기물이 새롭게 발생해 악취와 침출수 발생 등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폐각을 일정 테스트 후 건축용 내외장재로 사용하도록 한다. 생산단가를 낮추고 폐각 처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 사이클링 디자인을 효과적으로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의 미래적 실천, 사회적 기업의 미래 디자인
장애의 경계를 없애다, 모카썸위드

   
 

  이베이코리아가 의류 수출기업 ‘팬코’와 함께 장애인·비장애인 누구나 경계없이 입을 수 있는 옷 ‘모카썸위드’ 7종을 지난해 12월 10일 출시했다. 모카썸위드는 하반신마비로 휠체어를 타며 혼자 옷을 입어본 경험이 없는 아이를 둔 이베이코리아 직원이 업체 펜코를 만나 개발한 상품이다.
  모카썸위드의 옷은 국내 최초의 유통사-제조사 공동기획 유니버셜디자인 의류로 비장애인이 함께 입을 수 있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의 도움을 받아 휠체어 이용자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벨크로 여밈, 소매 속 밴드, 허리사이즈 조절밴드 등 입고 벗거나 이용할 때 편리하다는 강점을 포함했다. 또한 휠체어를 이용할 때 몸을 움직여도 밑단 양 옆에 트임을 적용하고 엉덩이 쪽이 긴 디자인으로 허리가 드러나지 않는다.
  임보연 이베이코리아 의류팀 매니저는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신체가 불편한 소비자 규모도 늘어나는 만큼 이 분야의 시장 개척을 통해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권을 확대하도록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으로 자연 보호를 실천하다, 파츠파츠

   
 

  패션 브랜드 ‘파츠파츠(PARTs PARTs)’는 제로 웨이스트를 추구하는 브랜드다. 임선옥 디자이너가 2011년 이 브랜드를 리브랜딩할 때 그의 관심은 ‘지속 가능한가’였다. 임 디자이너는 “앞으로 어떤 아젠다를 가져가야 할지 고민 끝에 찾은 답이 지속가능한 패션”이라며 “먼저 폐원단을 줄여보기로 해 제로 웨이스트를 선언한 것”이라 말했다.
  파츠파츠는 네오프렌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동시에 디자이너가 만든 신소재인 뉴 네오프렌을 단일 소재로 사용한다. 이 소재는 오직 하나의 원단만을 불로 태워 접착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원료의 낭비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재고가 남아도 추후에 다른 디자인의 옷으로 재조립이 가능하다. 또한 패턴을 넣는 과정에서 남은 여백은 폐기물 처리하지 않고 다음 시즌에 사용할 과제물이 된다.
  파츠파츠는 제로 웨이스트에 더해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에이지리스(ageless),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통해 작업하는 UX(User Experience)기반 플랫폼을 목적으로 새로운 패션 생태계로 성장하고 있다.

황수라·송준호 기자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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