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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탄 듯··· 역순행적 구성, 빠져들게 하는 작품들

기사승인 2019.03.06  16: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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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역순행적 구성을 활용한 작품들이 있다. ‘뷰티풀 라이프’는 노부부에서 20대 연애 시절을, ‘이터널 선샤인’은 주인공이 스스로 기억을 삭제하는 과정을 역으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보여주며 관객과 독자의 집중력을 높여준다. 작품들의 생생한 줄거리를 담은 기사를 들여다보자.
 

   
 

<연극> 노부부에서 20대 연애 시절로 시대를 거스르며 감동을 선사하는… '뷰티풀 라이프'

   연극 ‘뷰티풀 라이프’는 일생의 끝에선 노부부가 젊은 날을 회상하는 내용이다. 연극은 1인 2역으로 진행되지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덕에 등장인물마다 톡톡 튀는 매력이 돋보였다. 연극은 함께 마지막을 준비하는 70대, 서로에게 상처만 줬던 40대, 불같이 사랑했던 20대 순으로 막을 내린다.
  70대 겨울, 눈이 먼 부인 김순옥(이하 순옥)과 겉으론 툴툴거리지만 속은 애정 어린 남편 김춘식(이하 춘식)의 노부부 일상을 시작으로 연극이 시작된다. 투닥거리며 대화하는 순옥과 춘식의 모습은 여느 부부와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모습이다.

  순옥의 생일을 맞이해 며느리가 찾아왔지만 엉덩이만 잠깐 붙였다가 아들 핑계를 대며 도망치듯 가버린다. 춘식은 자식들 키워봤자 소용없다며 자식들에게 서운함을 토로한다. 순옥에게 아들 집에서 사는 것이 어떻겠냐고 묻지만 순옥은 아픈 몸으로 피해 주기 싫다고 손사래를 친다. 순옥이 노인정에서 생일파티를 한다며 집을 나가자 춘식은 급하게 복통약을 찾아 입에 털어 넣고 한숨을 돌린다. 이 장면은 춘식이 몸이 아파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복선이다.
  40대 여름, 순옥은 앞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춘식에게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더 퉁명스럽게 대한다. 어떤 사실도 알지 못하는 춘식은 화를 참지 못하고 거친 말들을 내뱉는다. 순옥은 더이상 못 참겠다며 이혼하자고 말하지만 춘식은 순옥에게 다시 생각해보라고 하며 나간다.
  뒤이어 순옥은 바닥에 물건을 떨어뜨리고 떨어진 물건을 더듬거리며 찾는다. 이때 순옥의 시점을 관객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조명 밝기를 어둡게 해 현장감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물건을 찾는 모습을 춘식이 보게 되고 순옥이 앞이 안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순옥이 눈이 안 보인다는 사실을 일부러 숨겼다는 것을 알게 되자 춘식은 순옥을 부둥켜안고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린다. 이 장면에서는 관객 모두가 훌쩍거렸고 극장 안이 울음바다였다. 앞이 보이지 않는 순옥의 연기력도 한몫했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그 모습을 보고 충격받았을 춘식의 마음이 관객의 입장에서 감정 이입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리 눈물을 아끼는 사람일지라도 이 장면에선 눈물 한 방울이 아까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20대 봄, 순옥과 춘식은 부산의 술집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아픈 이모를 대신해 주인으로 있었던 순옥을 보고 춘식은 첫눈에 반하게 된다. 춘식은 순옥에게 화끈하게 고백을 하고 사귀게 된다.
연극은 현재로 돌아와 춘식이 저세상으로 갔다는 사실을 내레이션이 잔잔하게 말해주고 순옥이 홀로 남은 장면을 마지막으로 극을 마친다.
  '뷰티풀 라이프'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역순행적 구성을 통해 보여준다. 죽음을 앞둔 남편이 부인의 남은 인생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70대 현재부터 티격태격했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치 않았던 과거 40대, 서로를 너무 사랑해 죽고 못살던 20대까지를 역순행적 구성을 통해 보여준다.
  요즘 세대는 연인을 쉽게 만나고 빠르게 헤어지는 것을 당연시하는 문화에 익숙해 있다. 하지만 이 연극에서는 오직 한 사람과 불같은 사랑을 한다. 잠시 정체기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사랑하는 변치 않는 마음으로 결혼까지 성공하며 커다란 인생 안에서 두 사람이 나눈 사랑을 표현한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그 사람만을 사랑했기 때문에 온갖 우여곡절을 다 겪고 일생을 함께 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사랑의 힘은 위대하다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도 똑같다. 혹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 사람과 모든 순간을 함께 할 때 그 사람이 소중하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한 내 사람을 잃지 말자. 잃고 나서 후회하는 것은 너무 늦은, 가슴 아픈 일이다.
  '뷰티풀 라이프'는 20대 청춘들에게는 7080세대인 남녀의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복고의 분위기를, 40대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안겨주며 깊은 여운을 남겨줬다.

   
 

<영화> 사랑에 대한 기억, 기억이 사라져도 남는 사랑… '이터널 선샤인'
  영화 ‘이터널 선샤인’은 기존의 영화와는 다르게 독특한 전개 방식으로 진행된다. 간략하게 줄거리를 먼저 살펴보자.
  조엘(짐 캐리)과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즐릿)은 몬탁에서 처음 만나 사랑을 시작한다. 여느 커플처럼 뜨거운 사랑을 했지만 서로에게 지친 클레멘타인은 기억을 지우는 박사를 찾아가 조엘에 대한 기억을 지우게 된다. 얼마 후 조엘은 클레멘타인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을 알고 그녀가 기억을 지웠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결국 조엘 또한 기억을 지우는 정신적 수술을 받는다.
  수술 중 기억이 점점 지워지는 가운데 조엘은 기억을 지우는 것을 후회한다. 조엘은 기억 속에서 다른 기억 속으로 도망 다니며 기억이 지워지는 것을 막으려 노력하지만 기억은 모두 지워진다.
  기억이 지워진 날 아침 조엘은 충동적으로 회사를 무단결근하고 몬탁으로 향하게 된다. 놀랍게도 그곳에 클레멘타인도 와 있었고 둘은 다시 사랑을 시작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자신의 기억이 지워졌다는 서류를 보게 되었고 상대방의 좋지 않은 점들을 녹음해 놓은 테이프를 서로의 앞에서 듣게 된다. 그럼에도 그들은 서로 용서하고 사랑을 다시 시작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기억을 지울 수 있다는 소재 또한 흥미롭지만 영화의 전개 방식도 다른 영화와 차별화됐다. 주인공 조엘이 울며 운전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클레멘타인이 그동안 자신과 함께 한 모든 기억들을 삭제했다는 것을 알고 상심한 조엘이 스스로 기억을 삭제하는 과정을 역순행 구성으로 다룬다.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넘어서고 시점이 고정되지 않는 개방성이 특징이다. 또한 각각의 장면을 적절하게 이어 붙여서 스토리가 있는 하나의 내용으로 만드는 몽타주 기법을 활용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메시지는 제목 그대로 Eternal(영원한) sunshine(햇빛) of the spotless(티 없는) mind(마음)으로 티 없는 마음의 영원한 햇빛, 순수한 마음과 변하지 않는 사랑이다. 여러 장면들을 넘나들 뿐만 아니라 시간과 공간 또한 제각각이고 다소 어지러운 전개라서 초반에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수 있는 영화이다.
  그러나 사랑을 주제로 하는 다른 영화들과는 다르게 전개가 굉장히 독특하고 흥미로운 영화로 영화 속 현실의 대화와 가상의 대화에 집중을 하면 몰입도가 가장 높은 영화가 될 것이다.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여지를 준다. 빈 공간에 각자가 자신의 경험을 끼워보면 비로소 영화가 완성된다.

   
 

<영화> 당신의 기억은 조작됐다, 아무도 믿지 마라… '메멘토'

  영화 ‘메멘토’는 단기기억상실증을 가진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메멘토 뜻은 영어로는 사전적 의미로 ‘사람·장소를 기억하기 위한 기념품’이고, 라틴어로 ‘메멘토 모리’는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이다. 복잡하고 특이한 전개 방식으로 진행돼 관객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는 개성적인 이야기와 메시지를 전한다.
  전직이 보험 수사관이었던 주인공은 자신의 아내가 살해되던 날의 충격으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시키지 못하는 단기기억상실증 환자가 됐다.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이름과 아내가 살해당했다는 것, 그리고 범인의 이름이 전부다. 중요한 단서까지도 쉽게 잊는 주인공은 범인을 찾기 위한 방법으로 메모와 문신을 사용한다. 만나는 사람과 장소에 대한 정보를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기고, 항상 메모를 하며, 심지어 자신의 몸에 문신을 하며 기억하려고 노력한다.
  범인을 찾기 위해 주인공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진실에 가까워진다. 과연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무엇이 조작된 기억일까.
  영화 ‘메멘토’는 사건들이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닌 40개의 장면들이 흑백(과거)과 컬러(현재)로 역순행적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장면을 흑백으로 시작해 마지막 장면을 컬러로 처리하며 진행되는 역순행적 구성은 관객들에게 복잡하고 난해한 인상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이 겪는 상황을 시간계열과 반시간계열을 교차해 진행하면서 전체적인 스토리는 완결성이 높고 관객들에게 흥미를 선사한다. 만약 시간 순서대로 진행했더라면 영화의 몰입도는 보다 떨어지고 지루한 스토리였을지도 모른다. 기존의 영화 상식을 뒤엎는 영화, 끝까지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운 영화 ‘메멘토’는 다양한 해석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를 보고 자신만의 해석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책> 32년 전 과거의 상담 편지로 시작된 인연, 따뜻한 고민 상담…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살면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베스트셀러다. 일본 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작품으로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은 삼인조 좀도둑(쇼타, 아쓰야, 고헤이)의 범행으로부터 시작된다.
  삼인조 좀도둑은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나던 중 훔친 차의 배터리가 방전돼 멈춰버려 도망치지 못하는 비상사태일 때, 쇼타가 괜찮은 폐가가 하나 있다며 앞장서기 시작했고 아쓰야와 고헤이는 영문도 모른 채 따라나선다. 그렇게 길을 걸은 끝에 오게 된 폐가는 문을 닫은 지 30년은 훨씬 넘은 나미야 잡화점이었다. 자물쇠가 망가진 가게 뒷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 세 사람은 가게 안을 둘러보던 중 편지 봉투 한 장을 발견하게 된다. 누가 이 야심한 밤에 폐업한 가게에 편지만 한 장 던져놓고 사라진 건지 궁금해하던 세 사람은 결국 편지에 답장을 해주는 지경에 이른다.

  이상한 편지는 한 통으로 그치지 않고, 답장도 이어지면서 여러 가지 고민과 인생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와 더불어 나미야 잡화점을 둘러싼 비밀도 하나둘 밝혀지면서 진행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편지가 단순히 현재 시점이 아닌 시공간을 넘나드는 편지라는 점이다.
  작가는 시공간을 자유자재로 사용한다. 그럼에도 모든 이야기가 하나로 귀결되는 내용 전개 방식이 독자로 하여금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뚜렷한 계획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세 명의 젊은이에게 일어난 하룻밤 동안의 신기한 일은 단순히 기묘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나미야 잡화점의 이름으로 수 통의 편지를 보내면서 이들은 변했다. 고민상담과 달토끼부터 길을 잃는 강아지까지. 아침이 되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자는 생각밖에 없었으나 진심을 담은 편지를 받으며 그 사람의 인생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이다.
  타인에게 무관심하던 그들이 타인의 고민에 대한 진심 어린 조언과 위로를 전하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더불어 사는 삶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스스로를 성찰해보라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문화GO

   
 

성남 문화공간의 중심, 성남아트홀
  성남아트센터는 지역 내 문화 인구를 발굴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성남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다. 성남아트센터는 자체 제작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성남문화재단을 통해 문화 향유층과 문화 잠재 청중을 발굴하는 사업을 벌이며 수도권 내 문화재단의 역할과 극장이 나아갈 방향을 주도한다. 오페라하우스, 전문 클래식 공연장인 콘서트홀, 연극과 재즈를 비롯해 소극장 규모의 공연을 소개하는 앙상블시어터까지 총 3개의 극장을 갖추고 있다.
  오페라하우스는 1,808석 규모인 대형 오페라, 발레, 뮤지컬과 더불어 콘서트까지 수용할 수 있다. 무대예술을 다양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음향을 섬세하게 전달하는 어쿠스틱 배너 커튼(Acoustic Banner Curtain) 8조가 설치되어 있고 모든 객석에서 최적의 음향효과를 감상할 수 있다.
  콘서트홀은 1,102석으로 위에서 내려다보면 피아노 모양을 하고 있고 음악공연을 수용할 수 있는 어쿠스틱 홀이다. 무대막이 없는 아레나형으로 되어 있어 객석 어디서나 잘 보이고 공연 관람의 쾌적함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객석 조명은 간접반사를 이용하여 은은한 빛과 편안함을 제공하여 콘서트 전용홀 분위기를 한층 더 고조시키고 있다.
  앙상블시어터는 성남아트센터 세 개의 극장 가운데 가장 아담한 378석이며 연극과 리사이틀, 실험적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공연예술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이다. 전면 무대와 객석으로 돌출하는 T자형 무대장치, 주 무대의 회전 장치를 비롯해 다양한 상상력을 풀어낼 수 있는 시스템은 무대와 청중이 함께 호흡하는 관객 친화적 연출이 가능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연 외에도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성남아트센터에는 미술관 본관, 큐브미술관으로 나뉘어있는 전시장과 다양한 문화 강좌를 소개하는 아카데미, 음악분수와 야외광장,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현재 성남아트센터에서는 다양한 전시회가 예정돼있다. 독립운동가 웹툰 캐릭터전 ‘위대한 시민의 역사’ 전시가 이번 달 1일부터 8일까지 성남시청 1층에서 개최된다. 현장 드로잉쇼, 성남시민 무료 캐리커쳐, 독립운동가 웹툰 작가 사인회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있다.
  ‘성남큐브미술관 신소장품전’은 성남큐브미술관의 소장품을 일반에 공개하는 전시로 6월 30일까지, '2019 동시대이슈전 바디스캔들'은 3월 22일부터 8월 25일까지, ‘성남미술은행 소장품전’은 성남미술은행(SNAB)이 보유한 컬렉션을 전시형식으로 소개하는 소장품전으로 오는 3월 17일까지 전시한다.

박예은·신현우 기자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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