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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어진 세대 간격··· 소통의 돌다리를 놓자

기사승인 2019.05.07  17: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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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각박한 일상을 보내며 각자의 여유가 없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세대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간의 소통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이다. 젊은 세대들은 소위 ‘꼰대’·‘틀딱’ 등의 은어를 만들어 중장년층을 비방하고 있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들의 개방적인 사고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깊어져 가는 갈등을 사랑·소통·나이를 통해 극복하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들을 만나보며 어떻게 세대갈등을 극복하면 좋을지 알아보자
 

조건 없는 사랑으로 세대 차이 극복, '집으로'

   
 

  2002년도 4월 개봉한 ‘집으로’는 홀로 시골에서 지내는 77세 언어장애인 외할머니와 7살 철부지 손자의 동거를 소박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형편이 어려워진 상우 엄마가 상우를 잠시 외할머니에게 맡기면서 시작된다. 전자오락기와 햄, 소시지의 맛에 길들여 살아온 상우는 배터리도 팔지 않고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 시골집에서 사는 것이 못마땅하다. 말도 못하고 글도 못 읽는 할머니와 70년이라는 세월의 차이는 상우를 답답하게만 한다. 상우는 이러한 자신의 온갖 불만을 할머니에게 모두 드러낸다. 배터리를 사기 위해 은비녀를 훔치고, 구들장이 꺼지도록 롤러 블레이드를 즐긴다. 특히 할머니와 상우의 갈등은 할머니가 치킨이 먹고 싶다고 투정 부리는 상우에게 백숙을 해주고, 머리를 조금만 잘라 달라는 상우의 표현을 이해하지 못해 상우의 머리카락을 몽땅 잘라버린 장면에서 드러난다. 하지만 이런 갈등은 상우가 할머니를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자신의 투정을 포근히 감싸주는 할머니의 마음을 느낀 상우는 마음을 조금씩 열고, 이내 상우와 할머니는 친구가 된다.
  대사보다는 등장인물의 표정과 상황 묘사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작품은 잔잔함과 절제로 큰 감동을 자아낸다. 이정향 감독은 “감히 이 땅의 모든 외할머니들에게 바친다”는 헌사를 자막으로 새겨 뒀다. 이 영화는 감독의 의도처럼 사랑을 베푼 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늙은 부모의 사랑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또한 세대·도시와 농촌· 장애와 비장애 등 많은 차이를 넘어서서 교감과 진정한 사랑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소통으로 세대 간 시각 차 좁혀, '앙리할아버지와 나'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20·40·70대의 주인공들이 서로 간의 세대갈등을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로 전세대가 함께 보기 좋은 연극이다.
  전직 회계사인 앙리는 30년 전 아내와 사별한 후 파리의 한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다. 한편 미래를 걱정하고 아버지와의 갈등으로 힘겨워하던 시골소녀 콘스탄스는 파리로 도망친다. 이렇게 콘스탄스가 앙리의 집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연극은 시작된다. 같이 살게 된 앙리와 콘스탄스 사이에는 계속해서 세대갈등이 일어난다. 하지만 둘은 곧 ‘피아노’를 통해 급격히 가까워진다. 아버지의 반대로 피아노에 대한 꿈을 접은 콘스탄스가 앙리의 아내가 즐겨 쓰던 피아노를 발견하고 멋대로 치게 된다. 그로 인해 둘은 언쟁을 하게 되고, 언쟁 중 서로의 상처를 얘기한다. 이후 앙리는 콘스탄스의 든든한 멘토가, 콘스탄스는 혼자였던 앙리의 친구가 돼준다. 또한 콘스탄스는 앙리의 아들과 며느리에게도 변화를 준다. 앙리와 빈번하게 갈등을 빚던 아들 폴과 며느리 발레리도 콘스탄스 덕분에 극이 진행될수록 앙리의 묵묵한 사랑을 발견해 가며 세대갈등을 극복하게 된다.
  각 시대를 대표하는 4명의 등장인물이 서로의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이해함으로써 성장해가는 장면은 우리에게 세대 간 소통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프랑스라는 익숙하지 않은 배경에서 전개되지만, 극 등장인물이 갖는 고민은 우리와 다르지 않아 공감을 이끌어낸다. 콘스탄스와 앙리가 서로의 시선을 맞춰 나가며 세대 간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감동도 준다.

나이를 뛰어넘은 두 사람의 우정, '중앙역'
 

   
 

  리우의 기차역에서 남의 편지를 대필해 주며 살아가는 도라는 자신과 다르게 행복한 모습으로 지내는 사람들을 보고 대필해줬던 편지를 찢어 버리는 것으로 일과를 마친다. 노처녀인 도라는 어머니를 잃어 아버지를 찾고 있는 조슈아를 발견해 도와준다. 만약 도라가 없었으면 조슈아는 굶어 죽거나 인신매매단에 잡혀갔을지도 모른다. 조슈아의 아버지를 찾아 긴 여행을 떠나면서 아버지에 대해 증오심만 가득했던 도라는 조슈아의 내면에서 자기 자신의 본 모습을 찾는다. 티격태격하던 두 사람이 마음을 열게 된 계기는 바로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다. 두 사람의 아버지는 주정뱅이에다 무책임한 가장이었다. 영화는 도라가 우여곡절 끝에 소년과 함께 여행하며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1999년에 개봉한 워터 살레스의 영화 ‘중앙역’은 전통적인 방식의 이야기체로 감정들을 풀어나간다. 빈곤·사회적 소외라는 주제를 조슈에와 도라 사이의 갈등·화해로 풀어냈다.
  가난에 시달리고 삶에 지친 도라의 내면은 브라질의 풍경이 대변한다.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만을 떠올리는 자신과 다르게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조슈에를 도라는 처음엔 받아들이지 못한다. 둘의 첫 만남은 적대적이고, 결코 친해질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상황이 변하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영화 ‘중앙역’에서 두 등장인물의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은 우리에게 세대 갈등 해결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념을 둘러싼 세대갈등, '아버지와 아들'
 

   
 

  러시아의 작가 이반 투르게네프의 소설 ‘아버지와 아들’은 당시 러시아의 정치적 상황과 세대 간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작품의 배경이 된 1859년의 러시아는 농노제도와 전제정치의 종말을 앞두고 러시아의 개혁에 대한 세대·계층 간 갈등이 극에 달했으며, 사상과 정치가 날카롭게 대립하는 상황이었다. 귀족 출신의 ‘아버지들’은 낭만주의의 영향으로 예술을 숭배했고, 귀족 의식에 사로잡혔다. 그에 반항하는 잡계급 출신의 혁명적 민주주의자인 ‘아들들’은 예술을 불신했다. 당시 이 신세대들은 소위 ‘니힐리스트’로 불리며 당시를 지배하던 귀족의 정신과 몽상을 ‘무(nihil)’로 돌려 우월감에 빠진 기성세대를 비판하고자 했다. 이처럼 1840년대 관념과 이상의 세대와 1860년대 급진적 혁명 세대의 이념이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아버지들과 아들들이 정치·사상·문화·예술 등 모든 방면에서 대립하는 모습으로 세대 간의 갈등을 드러낸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을 대화형식으로 서술해 긴장을 고조시켜 소설의 절정으로 이끌고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다.

땅을 둘러싼 세대갈등, '돌다리'
 

   
 

  ‘돌다리’는 일제강점기 시대 작가 이태준의 작품으로 1930년대 농촌 마을을 배경으로 한 단편소설이다.
  유학을 다녀와 의사가 된 창섭은 땅을 팔아 병원을 확장하면 농사를 짓는 것보다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아버지가 가진 땅을 팔자고 한다. 하지만 그 땅에서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창섭의 아버지에게 땅은 단순한 재산이 아니라 삶의 터전이자 동반자였다. 계속 땅을 팔자고 설득하는 창섭에게 아버지는 땅은 돈벌이 수단이 아닌 “천지 만물의 근거”이며 “하늘의 덕을 사람에게 미치게 하는 통로”라고 타이르며 땅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해 말한다. 아버지의 간곡한 얘기를 들은 창섭은, 자신이 너무 물질주의적이고 이기적이었음을 깨닫고 반성하며 서울로 돌아간다.
  이처럼 ‘돌다리’는 물질적 가치관에 젖어 농토를 팔아 병원을 확장하려는 아들과 땅을 소중히 여기는 아버지 사이의 갈등을 다룬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땅이 지닌 본래의 가치를 깨닫게 함과 동시에 땅의 금전적 가치만을 중요시하는 풍조를 비판한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는 물질만능주의에 젖어 중요한 가치를 잃어버리고 있지 않은지 되돌아보자.

서울 복합문화공간 emu(에무)
 

   
 

  복합문화공간 에무는 서울특별시에서 지정한 전문예술단체이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한 예술 영화전용상영관이다. 에무는 사회에서 필요한 문화 예술 사업을 보다 체계적이고 규모 있는 조직 형태를 갖춰 효율적으로 추진해 나아가고자 하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광화문역에서 15분 걸어가면 마주하는 에무의 이름은 네덜란드 르네상스 사상가 에라스무스에서 따왔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지하 2층·지상 3층 총 5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
  전시장 ‘갤러리 에무’에서는 회화·사진·영상·연극 등의 전시가 이뤄지고 여러 이벤트가 열린다. 현재는 지난달 6일에 시작된 수집가 양해남의 한국 영화 포스터 컬렉션이 전시 중이다. 공연장 ‘팡타 개라지’는 콘서트 공간과 펍 공간이 있어 술과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오는 10일에는 아쟁연주자 정미정이 공연하는 ‘에무애락 part 3 - 어쿠스틱 플로우’를 진행한다. ‘에무시네마’에서는 국제 어린이 영화제·작은 영화제·독립영화 시사회와 상영·잔잔한 콘서트 등이 이뤄진다.
  북카페 ‘카페 에무’에서는 북 마스터가 책 상담을 해주는 활동 등을 통해 시대정신을 담은 책을 지역주민에게 더 가까이 전한다. 이달의 작가전을 열어 한 권의 책을 선정하고 그 책의 작가가 살아온 삶에 대해 알아보는 행사도 있다. 또한 ‘손끝으로 담는 문장, 필사모임’을 주최해 각자 베껴 쓰고 싶은 책을 가져와 좋아하는 문장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필사하고 다른 사람들과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나 구절을 함께 나누는 활동을 진행한다. 이 외에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토요 어린이 그림책 수업’은 그림책을 제시해 읽고 그림책 부록으로 나온 인물을 오려 젓가락이나 빨대에 끼워 역할 놀이를 해보는 활동으로 구성된다.

제33기 메디컬 수습기자 일동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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