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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 땐 주변을 둘러보세요··· 함께 가면 멀리 갑니다

기사승인 2019.11.04  23: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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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협동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기 바쁜 현실이다. 각박한 현실 속 함께 있을 때 만들어 내는 긍정적 효과는 꽤 크다. 혼자서는 하기 힘든 일도 같이하면 쉽게 해결 할 수 있고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지금 소개하는 작품들을 통해 화합의 의미를 놓치고 있지 않았는지 되돌아보자.

 

〈책〉 매마른 마음 속 따뜻함을 느끼는, '오베라는 남자'

   
 

  매일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까칠한 이웃 남자 오베의 삶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는 하루아침에 일생을 바친 직장에서 쫓겨났다. 그에게는 반년 전 떠난 아내의 빈자리가 매우 크게 느껴진다. 늘 반복해왔던 일이지만 이젠 책임질 사람도, 일자리도 없이 죽을 일만 남았다는 생각에 화요일 오전 그는 부엌 싱크대 앞에 서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본다. 천장을 한참 바라보던 그는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고리를 천장에 박아 그 고리에 밧줄을 걸고 자살할 것을 결심한다. 오베가 천장에 고리를 박으려는 순간 건너편 집 지상 최대 얼간이가 이사를 오면서 시끄러운 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오베가 딱 싫어하는 스타일로 인해 오베가 세운 계획은 시작도 못한다. 그들은 오히려 오베가 자살 기도할 때마다 자살을 포기하게 만든다.
  처음 이야기가 시작됐을 땐 오베라는 남자는 굉장히 까칠하고 정이 없는 할아버지로 그려진다. 하지만 오베는 생각보다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극성스러운 이웃들이 도움을 청할 때마다 결국 마지목해 도와주게 되고 성깔 있는 고양이도 결국엔 거둬서 키우게 된다.
  그저 사람들에게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달랐던 오베의 이야기를 읽은 이후에는 가슴이 따뜻해질 것이다. 요즘과 같이 척박하고 메마른 삶 속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

 

〈책〉 흑인으로 살아가는 방법, '솔로몬의 노래'

   
 

  1930년대 시카고의 흑인 청년 밀크맨은 흑인으로서 갖은 고난과 고초를 겪어야 했던 그의 조부모, 부친과는 달리 부친의 부동산 임대료 덕에 궁핍하지 않게 자랐다. 어느 날 자신의 고모 필래트가 금을 숨겨놨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게 된다. 밀크맨은 친구 귀타와 공모해 금을 훔치려 했으나 경찰에 잡혀 실패한다. 경찰에게 잡히기 전 그들이 찾은 가방 속에는 사람의 뼈가 있었다. 그 뼈는 밀크맨의 할아버지의 뼈였다. 금을 찾기 위해 버지니아까지 가서 얻은 것은 자신의 정체성과 자신의 증조부, 증조모가 살았던 마을과 그들의 역사 이야기였다.
  그의 주위 흑인들은 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험난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이런 자신의 주위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과정에서 청년 밀크맨 데드는 미국 사회에서 ‘흑인’이라는 이미지가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기 시작한다. 또한 흑인으로서 찾아야 하는 정체성을 깨달아가게 된다.
  흑인 여성 작가로서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토니 모리슨의 세 번째 소설로 흑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룬다. 이 작품 속의 주인공 밀크맨 데드는 흑인 중산층에 속해 흑인으로서 받는 인종차별을 느끼지 못하고 자라왔다. 하지만 억압받는 사람들과의 공동체 속에서 찾아가는 자신과 주위 사람들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주목하는 것을 추천한다.

 

〈영화〉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화음, '피치퍼펙트'

   
여성 아카펠라 그룹 벨라스가 여러번 탈락 끝에 우승을 하는 장면이다.

  여성 아카펠라 그룹인 벨라스는 인형 같은 외모와 환상적인 하모니 등 겉보기엔 완벽해 보이지만 그룹만의 특색이 없어 매번 탈락의 고배를 마신다.

  새학기를 맞이한 벨라스는 단 2명의 멤버만이 남게 돼 우승을 위해 새로운 멤버의 영입을 결심한다. 청아한 고음의 클로이, 락시크 베카, 카리스마 랩퍼 신시아 등 이렇게 뚜렷한 개성을 가진 멤버들이 모이고 벨라스의 리더 오브리를 선두로 연습을 시작한다. 하지만 오브리는 혹독한 연습법을 멤버들에게 강요하고 맴버들의 불만은 커져만 간다. 결국 팀은 잠시 분열되지만 서로의 진심을 털어놓으며 서로의 다른 목소리를 모아 하나의 하모니를 완성해나간다.
  기존의 음악 영화와 달리 '피치퍼펙트'는 ‘팝 아카펠라’라는 신선한 소재를 바탕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자극한다. 아카펠라는 반주 없이 입과 손 등 몸으로 만들어내는 음악으로 다양한 소리가 합쳐져 하나의 곡으로 완성된다. 때문에 그 과정을 지켜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화합의 중요성을 느끼게 한다.
  현재 3편까지 제작된 '피치퍼펙트'는 점점 거듭되는 시즌에 따라 귀를 즐겁게 하는 다양한 수록곡이 등장한다. '피치퍼펙트'의 팝 아카펠라는 잘 알려진 팝송을 리믹스하고 아카펠라로 편곡해 화음을 더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평소 자신이 듣던 팝송을 새롭게 들어보는 것 또한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하나의 관람포인트가 될 수 있다.

 

〈영화〉 인종차별을 극복한 그들의 우정, '리멤버 타이탄'

   
타이완스가 경기 하루 전 전의를 다지는 출정식을 하고 있다.

  어느 날, 한 백인이 흑인 소년을 죽이는 사건이 발생하며 영화는 시작된다. 이사회는 흑인·백인 학교를 통합시킴으로써 흑인들의 폭동을 막는다. 통폐합된 학교에는 풋볼팀 ‘타이탄스’가 신설되고 새로운 감독으로 ‘허만 분’이 부임한다. 하지만 허만 분은 흑인이었고 오랫동안 백인 풋볼팀으로서 감독을 맡았던 ‘빌 요스트’가 조감독으로 밀려나자 백인 사회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한편 걱정과 우려와 함께 시작된 타이탄스는 허만 분 감독의 통솔력과 포용력 아래 피부색이라는 장벽을 뚫고 서서히 서로를 의지하기 시작한다. 인종 갈등으로 냉랭한 사회에서도 타이탄스가 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하는 모습을 보고 변화의 씨앗이 싹튼다.

  우리나라는 인종차별과 같은 극적인 갈등 문제를 직접 경험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영화는 간접적으로나마 사회가 정한 틀로 인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편견과 편향된 시선을 갖게 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뒤에서 서로를 헐뜯는 어른들과 대조적으로, 표현은 서툴지만 진실된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리멤버 타이탄'은 ‘인종 화합’이라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스포츠 영화가 가지는 열정과 성장이라는 쾌감과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분 코치가 선수들을 설득하는 장면이나 어린 선수들이 코치의 지도 없이도 서로를 다독이며 완벽한 팀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연극〉 함께 한다면 두려울 게 없어, '전설의 리틀 농구단'

   
연극 중 리틀 농구단원들이 귀신들과 함께 농구경기를 펼치고 있는 장면이다.

  잘하는 것도 없고 늘 혼자인 수현은 친구들의 괴롭힘을 피해 학교 주위를 맴돌다가 불이 다 꺼진 어두운 교실 밖으로 몸을 던지며 자살을 시도한다. 시간이 흐른 뒤 눈을 떠 보니,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세 명의 친구들 승우·다인·지훈이 있다. 알고 보니 이 세 명의 친구들은 15년 동안 학교를 떠돌던 귀신이었다. 귀신들은 일거수일투족 수현을 쫓아다니며 농구를 하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 달라고 한다. 수현은 귀신에 빙의돼서 종우가 코치로 있는 해체 직전의 농구단에 가입한다. 의욕 없는 코치와 약골 체력의 리틀 농구단원들은 귀신들과 함께 농구경기를 시작한다.

  연극 초반에는 웃긴 장면들을 보여주다가도, 후반부로 갈수록  귀신들과 종우의 과거의 실체 등을 보여주며 많은 감동을 이끌어 낸다. 또한 약골 농구단원들과 귀신들이 화합해 경기를 이기는 모습을 보며 협동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물론 수현은 타의에 의해 농구를 시작했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농구에 참여해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결국 귀신들과 수현 모두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협동심이 결여되고 혼자에 익숙해진 요즘 사람들에게 깊은 생각을 주게 되는 작품이다.
  무대 뒤편에서 매회 라이브로 연주하는 5인조 밴드가 있다. 기존 넘버(뮤지컬에서 사용되는 노래나 음악)들의 새로운 편곡과 더불어 새로운 넘버 추가로 관객의 귀를 즐겁게 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설의 리틀 농구단’의 OST 발매 요청을 끊임없이 받을 만큼 사랑을 받았다. 박진감 넘치는 농구 기술과 안무의 접목으로 뮤지컬과 스포츠의 성공적인 만남을 이끌어내 역동적이며 신선한 안무를 선보였다. 농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연극이기에 역동적인 에너지까지 얻을 수 있게 되는 연극이다. 젊음의 에너지와 멋진 연주에 조명만으로 뭉클한 느낌을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배우들의 연기에서 느껴지는 에너지와 인물 하나하나의 감정적인 울림까지 얻을 수 있는 이 연극을 보러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전국의 헌책방을 한곳으로, 서울책보고

   
 

  올해 3월에 개관한 서울책보고는 헌책방들을 모아 오래된 책의 가치를 담은 전국 최대 규모의 공공 헌책방이다. 잠실나루역 4번 출구 근처에 위치해있으며, 청계천 등 서울 시내에 있는 헌책방의 오래된 책을 비롯해 명사와 지식인이 기증한 책, 독립출판물이 한데 모여 있다.
  서울책보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헌책은 서점(헌책방)별로 구분했을 뿐 가나다순 또는 장르별로 분류하지 않았다. 책을 찾으려면 먼저 도서검색대에서 제목이나 주제어를 검색하면 책 제목과 서점명이 나오는데, 서울책보고 들머리에서 나눠주는 보라색 안내도를 보고 각 서점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 그 안에서 검색한 책을 찾아야 한다. 가나다순이나 번호로 매겨져 있는 다른 보통 도서관들과는 다른 특별한 점이라 볼 수 있다. 수백 권, 수천 권 속에서 한 권을 찾아내는 게 쉽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우연히 더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는 기쁨도 크다.
  이곳은 책을 찾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책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전시?문화공연과 강연을 만나고 체험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하는지, 어떤 책이 나에게 맞는지 궁금하다면 매달 둘째·넷째 화요일에 마련되는 ‘책처방’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전문 큐레이터가 나와서 당신의 취향과 관심에 딱 맞는 책을 진단해 처방해준다.
  이곳의 구조는 독특하다. 마트 창고였던 곳을 개조하며 만든 곳이며, 아치형으로 된 서가는 책으로 쌓은 터널 같다. 그 터널을 런웨이 삼아 패션쇼가 열리기도 한다. 특별전시?독서법 특강?헌책 경매?인문학 토크쇼?책시장?북클럽 등이 수시로 열린다. 이곳의 관람 시간은 평일에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8시 30분,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이고,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추석 및 설날 연휴에만 휴관한다.

서여정·정인근 기자, 이정빈 수습기자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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