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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가상화폐에 빠진 2030 급증··· 투자 중독 주의보

기사승인 2023.03.02  10:5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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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증권 시장과 가상화폐 시장의 팽창으로 청년들이 온라인으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주식·코인 투자에 빠지고 있다. 주식·코인 투자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한편 지난해 상반기 급격한 하락장과 금리상승이 지속되자 불어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한 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 원인과 서울회생법원의 대응책, 투자중독의 기준에 대해 알아보자.

   
 

빚지고도 투자 중인 청년층, 그 이유는
  전문가들은 집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빚내서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 이유로 우리나라 사람은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지만 월급저축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점이 꼽혔다. 또한 주식투자로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번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노동 의욕을 상실하고 투자에 몰두하기도 한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에 따르면 지난해 실거래에 나선 코인 투자자 가운데 55%가 20·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방송된 ‘시사 직격’에서 가상화폐로 5억 원의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뇌파는 도박 중독자의 뇌파와 거의 똑같은 것으로 드러났다. 처음 도박·투자 등으로 큰 이익을 얻은 사람의 뇌에는 도파민이 분비돼 만족감과 쾌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이 도파민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 분비될 경우 만족감을 담당하는 보상중추가 손상되고 점점 더 큰 자극만 원하게 돼 투자중독에 빠질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투자중독을 “전두엽이 취약해진 상태로 집중력·자제력·논리력이 많이 떨어지고 충동성이 과도한 상황”으로 진단하며 “전두엽의 균형을 다시 찾는 데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박중독 지표 활용하면 투자중독 알 수 있어
  주식과 가상화폐는 매 순간 거래가 이뤄지고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신이 매수한 주식·가상화폐의 가격이 내려갈까 봐 불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 불안함의 증상을 가진다고 해서 투자중독이라 할 수는 없다. 중독이란 정신의학적 측면에서 어떤 것에 노출됐을 때 이것이 뇌에 작용해 부정적인 행동 변화나 심리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정보영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중앙센터장은 “중독에 이른 경우 인간관계·직장·재정문제·신뢰 등이 대부분 망가져 있는 상태”라며 “중독이다, 아니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삶의 영역들이 얼마나 손상돼 있는지 보고 이로 인한 상실감을 공감해 주는 차원에서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중독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주식도 도박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주식 중독을 판단하는 데 도박중독 지표를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미국 정신의학협회에서 발행한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을 참고해 만들어졌다. 도박중독 지표는 총 9가지가 있다. 내성, 금단, 집착, 거짓말, 회피성 도박, 조절 실패, 추격 도박, 부정적 영향, 경제적 도움이다. 이 9개의 지표 중 4개 이상 해당하면 주식·가상화폐 투자 중독을 의심해봐야 한다.

서울회생법원의 ‘주식·코인 탕감’ 정책 논란
  지난해 7월 1일 서울회생법원은 개인회생이 승인된 채무자의 주식 또는 가상화폐 투자 손실금은 제외하고 남은 투자금만 청산가치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만약 5,000만 원을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해 4,000만 원을 잃었다면 남은 투자금 1,000만 원만 청산가치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가상화폐 등의 투자 손실금은 재산에 포함되지 않게 돼 채무자가 갚아야 할 빚이 줄어든다.
  최근 금리·물가가 급등하는 등 경제 여건이 악화되고 있어 부채 상환자의 어려움이 커졌다. 그래서 주식·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더 큰 도움을 받는 게 아닌지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또한 서울지역 거주자나 서울에 직장을 둔 채무자만 투자 손실금 제외 적용을 받을 수 있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서울 거주자가 아닌 경우에 접수 자체가 안 되거나 사건이 거주지 관할지역 법원으로 이송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지 않도록 법원간 공조를 통해 전 국민이 제도 적용을 받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자신의 투자습관 잘못 인지하는 게 투자중독 치료의 첫걸음
  지난해 8월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 따르면 2021년 투자중독 문제로 상담을 받은 사람은 1,62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인 2020년과 비교해 55.6% 급증한 수준으로 투자중독 사례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가 건강하지 못한 투자 습관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상담을 진행하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도 도박 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공공기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하 치유원)에서 24시간 상담 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치유원에서는 내담자를 대상으로 중독 수준의 정도, 중독문제에 대한 인식, 기질 및 성격 등을 검사하고 개인별 상담계획을 수립하며 12회기 상담을 진행한다. 상담 방법은 지속적인 치료를 위한 동기 강화 상담, 인식 변화를 위한 인지행동치료, 여가·대안 활동을 찾는 행동 조절훈련 등이 있다. 인터넷으로 상담 신청이 가능하며 전문 진단을 받은 후 상담 비용도 무료이니 전문가들은 자신이 중독인지 의심된다면 진단을 받아보길 권했다.

 

 

김서영 기자 press@gachon.ac.kr

<저작권자 © 가천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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