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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이야기가 개성 있는 작품으로··· 독립출판은 인디문화

기사승인 2021.06.01  0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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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작가 혹은 PD가 될 수 있는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했다. 출판사에 투고하지 않고 자신이 담고 싶은 내용을 자유 형식으로 제작하는 독립출판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원고 작성부터 편집·출판까지 내 손으로 만들어가는 독립출판에 대해 알아보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스페인책방'의 모습이다.

출처 : 플라이북

이유 있는 독립출판 유행··· 독립서점과 함께 가다
독자에서 작가로··· 독립출판의 시대
  독립출판은 개인이나 소수 단체가 직접 기획·편집·인쇄·제본 순서로 작품을 제작해 나가는 과정 전체를 이르는 말이다. 인디 문화의 일종으로 상업성과 대중성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주제를 다룬다. 독립출판을 통해 제작된 독립출판물은 작가 자신이 작품의 출판과정을 책임지기 때문에 작가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그대로 반영된다. 기존의 출판 방식이 대중을 겨냥한 대량 출판, 유명 저자 확보, 분업 시스템, 홍보 활동의 특징을 가진다면 독립출판은 대체로 그 상대적인 특성을 가진다. 또한 독립출판은 독자들의 수요나 판매량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담길 수 있다. 소수 독자를 위한 소량 출판, 기획과 편집·디자인·제작의 일원화도 특징이다.
  독립출판이라는 새로운 콘텐츠 시장이 개척됐으므로 앞으로는 시장을 확대하고 성장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무분별한 독립출판이 아닌 기획과 마케팅을 새로운 문화의 흐름에 맞추는 것이다. 또한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독립서점은 바쁜 일상 속에서 소통과 휴식, 아날로그적 감성과 힐링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점을 방문한 독자들에게 편의성과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새로운 가치와 상품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립서점, 독립출판물 판매의 중심지
  온라인 서점의 등장은 오프라인 서점에 큰 타격을 줬다. 편리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 서점 대신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며 오프라인 서점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독립서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서점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2015년 기준 운영 중인 동네 서점은 97곳이었지만 지난해 5월 통계 결과, 583곳으로 증가했다. 이런 상황은 독립출판물의 차별화된 내용과 SNS를 통한 홍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독립출판물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서점을 독립서점이라고 한다. 독립서점에서는 대형서점에서 볼 수 없는 소소하고 개인적인 주제들을 담은 독립출판물을 접할 수 있다. 서울 내 독립서점의 위치는 서울특별시가 운영하는 ‘서울책보고’ 홈페이지에 정리돼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비치하고 있어 자유롭게 접할 수 있다.

 

기획부터 편집 · 제작 · 마케팅까지··· 전 과정 스스로 
  독립출판물은 기성출판물과 달리 대부분의 제작 과정에서 작가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독립출판물의 제작 과정은 기획에서 시작해 편집과 디자인·인쇄와 제본·유통 순의 단계를 거쳐 출판된다. 책의 방향을 잡기 위한 기획 단계에서는 큰 틀이 되는 주제를 정한다. 이후 원고 작성 및 편집·디자인 과정을 거쳐 책의 형태를 잡아간다.
  편집 과정에서는 판형이 결정되는데 자유 형식으로 제작할 수 있는 만큼 개성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판형에 따라 원고의 재편집이 요구될 수 있고 독자들이 읽을 때 가독성이 떨어질 수 있기에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편집이 모두 끝나면 인쇄와 제본 과정을 거친다. 이때 인쇄소 선정 후 견적을 문의해 책을 제본한다. 이 과정에서 책과 함께 스티커나 엽서 등의 굿즈가 제작되는 경우도 있다. 마지막으로 유통 과정에서는 책 포장·판매 작업을 한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SNS를 통해 책을 홍보하고 예약을 받아 판매하는 방식도 있다. 독립출판물 마켓에 참여해 책을 소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독립출판물 펀딩, 서포터즈··· 작가의 든든한 ‘지원자’

  출판물을 직접 제작할 수도 있지만 독립출판물의 지원자가 되는 방법도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책을 펀딩하는 것이다. 독립출판물 펀딩을 통해 제작이 성사되면 후원자는 책이 생산된 후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다. 지난 2018년 베스트셀러 백세희 작가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도 초기에는 출판사를 거쳐 정식 출간된 책이 아니었다. 크라우드 펀딩 ‘텀블벅’ 사이트에서 독립 출판된 책이지만 예상보다 많은 사람이 펀딩에 참여해 목표액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을 모았다. 이후 독립서점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해 6개월 후에는 정식으로 출간되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처럼 펀딩을 통해 작가는 출판에 필요한 비용을 모을 수 있다. 무엇보다 독자들도 원하는 책의 출판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지원해 평소 관심 있던 독립출판물 제작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백 작가의 우울증 정신과 치료일기이다. 한 후원인은 “힘들 때마다 작가님의 책이 정말 도움이 되고 있어요”라며 “이렇게 용기 내서 글 써 주신 걸 감사하게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독립출판물을 통해 작가와 공감하고 소통할 수도 있다. 현재 ‘텀블벅’, ‘와디즈’ 같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뿐만 아니라 정식 서점 홈페이지 ‘알라딘’에서도 책 펀딩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두 번째는 독립출판 서포터즈 활동에 참여해 작가의 지원자가 되는 방법이다. 독립출판 플랫폼 ‘인디펍’에서는 매년 독립출판 서포터즈를 모집한다. 인디펍의 일반회원이면서 독립출판물에 애정과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서포터즈에 지원할 수 있다. 서포터즈는 일정 기간 4권의 책과 인디펍 독립출판 북페어를 개인 SNS에 홍보하는 활동을 한다. 그리고 읽고 싶은 독립출판물을 4권 선정한 후 자유롭게 서평을 작성하면 된다. 일정 조건만 지키면 독립출판물 홍보에 직접적으로 힘쓰고 무료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좋아하는 작가를 홍보하면서 독립출판물 작가에게 도움을 주는 활동이 가능하다.

독립출판 서포터즈 인터뷰

   
양형지

개인 SNS를 통해 독립출판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독립출판 서포터즈다. 약 6개월간 독립출판 서포터즈 활동을 하며 독립출판물에 매료된 양형지 씨를 만나봤다.

독립출판물만의 매력이 있다면
  ‘커피 한 잔 값으로도 내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내고 독자들과 교감하는 방법’, ‘누구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저자와 독자 서로가 용기와 위안을 얻는 방법’, ‘다양성이라는 가치가 가장 빛나는 장점인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외로는 책의 주제, 모양새와 질감이 각기 다르다는 점이다. 독립서적을 둘러보면 ‘와, 이렇게 작게, 얇게, 특출난 모양새로도 책이 나온다고?’, ‘와, 이런 소재로도 책이 출간된다고?’ 싶어 깜짝 놀라는 순간이 많다. 
  세간의 잣대에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고 당차게 자신의 이야기를 내어놓는 사람들과의 만남 역시 백미로 꼽아본다.

독립출판 서포터즈 지원 계기는
  자칭 타칭 ‘애서가’라고 불리나 책을 고르는 기준에는 ‘잘 정제된 고급정보’나 ‘문학적 가치’가 우선돼야 한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다. 그러던 중 또래 이웃 블로거가 본인의 이름을 내건 독립서적과 1인 출판사를 출범시킨 모습을 보고 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다양한 독립서점과 그 안을 채운 독립서적 만나기를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서포터즈를 하며 바뀐 게 있다면
  우선 어딜 가든 근처 독립서점을 찾아보는 습관이 생겼다. 피곤하거나 시간이 촉박해도 어김없이 독립서적이 있는 공간으로 달려간다. 활자와 새로운 공간 탐험을 사랑하는 나에게는 곳곳에 포진한 서점들에 방문하는 것 자체가 안식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방 한켠에는 플랫폼에서 제공받은 독립서적들과 서점에서 구매한 출판물들이 쌓여가고 있다. 나름의 방식대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도무지 포기할 수 없는 인생의 낙이 됐다. 자연히 어떠한 상황이든 이해하고 포용하고픈 개인적 만용과 욕심이 더욱 커졌다. 유독 서점에서 과소비가 늘어난 것도 현저한 변화 중 하나다.

독립출판 서포터즈로서 필요한 자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책임감을 가장 우선으로 뽑고 싶다. 독립출판 서포터즈는 정해진 시간과 양식에 맞춰 책을 읽고 서평·과제를 제출해야 한다. 서포터즈의 주관으로 타인과 독립출판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최우선으로 필요한 자질이 아닐까 싶다. 부차적으로는 독립출판시장을 직접적으로 경험해보려는 적극적 태도가 요구될 수 있다.

독립출판물을 낼 계획이 있는지
  100% 있다. 하지만 작문 실력이나 작문 주제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고 여겨져 현재는 내공을 쌓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글쓰기를 목적으로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9년째 활동하다 보니 나만의 글쓰기 창구가 됐다. 그중에서 잘 써진 글들은 작문 플랫폼 ‘브런치’에 올리고 있다. 조각들이 어느 정도 모이고 내용과 짜임에 자신이 생겼을 때 부담 없이 내 이야기를 독립서적 한 편으로 출판하고 싶다.

정인근·김보경 기자, 김서현·안선우 수습기자 gc599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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