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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인공지능이 만드는 ‘인문계’ 일자리 노려라

기사승인 2022.06.01  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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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지금까지 이공계 분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인공지능이 개발되기 위해서는 인문학 또한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인공지능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한 철학과 언어학의 결합에 대해 알아보자.

   
▲ 출처 : 구글

  청년 취업난은 한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일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한 세대에 국한되지 않고 시대를 거치며 심화돼 왔다. 지난해 상반기 청년층의 체감 경제고통지수는 27.2%로 역대 최고치다. 이는 청년 취업난이 경제생활·심리상태 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증명한다.이공계 · 인문계 취업률 격차 갈수록 벌어져

  이공계와 인문계의 취업률 격차는 오래전부터 회자됐지만 과학 기술의 발달이 그 격차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9년 대비 지난해 상반기 정보통신기술 전공자의 취업률은 24%p 증가한 반면 인문학 전공자는 2.4%p 감소했다. 이러한 격차는 여러 기업이 미래 기술 시장을 이끌어갈 이공계 전공자를 선호하는 경향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인문계를 전공하는 사람들은 전공을 살린 취업보다 대학원 진학이나 공무원 시험으로 진로를 변경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교육부가 지원하는 BK21 사업에서도 이와 같은 격차는 존재했다. BK21 사업은 미래를 이끌어갈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시행된 사업임에도 이공계와 인문계의 지원은 8배 이상 차이가 나며 이 또한 취업률에 영향을 미친다. 많은 인문계 전공자는 이러한 환경을 언급하며 인문계 취업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자조하기도 한다.


인공지능과의 소통은 인문학의 몫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며 컴퓨터 프로그램에 인간의 지능을 부여하는 인공지능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연구자들은 인공지능을 정보기술의 여러 분야와 접목시켜 다양한 분야의 문제 풀이에 활용하고자 한다. 이때 별 연관성이 없어 보일 수 있는 인문학은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실제로 이광형 카이스트대 총장은 ‘포스트 AI’를 강조하며 “AI 시대에는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의사결정의 주체인 인간의 창의성이 인공지능에 꼭 필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인공지능과 인문학의 연결을 강조했다.
  인간의 고유한 영역으로 간주돼 온 철학은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한 인문학의 대표적인 예다. 철학은 세상의 실제와 삶의 의미에 대한 탐구를 통해 올바른 판단과 생각을 이끌어 낸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유사한 의식체계를 갖추기까지는 유물론적인 인간 이해가 근거로 뒷받침돼야 하고 이러한 이해는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즉 인간의 지능이나 지성, 이성과 닮아있는 시스템을 주입하는 과정에서 철학적 지식을 갖춘 전문 인재가 요구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은 머신러닝 개발자가 아닌 철학 전공자를 채용해 인간의 감정을 판단할 수 있는 섬세한 지능까지 배울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인간과 컴퓨터는 음성 대화를 통해 의사소통한다는 점에서 언어학이 요구된다. 인공지능 시대 이전과 이후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자연언어와 인공언어의 융합으로 인한 의사소통의 혁신이다. 전문가들은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분석해 그 의미를 이해하고 반응하도록 한 혁신은 컴퓨터의 공학적인 측면만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 말한다. 이는 언어학 분야의 연구 발전이 함께했기에 가능했다. 다양한 상황 맥락에서 사용되는 언어 텍스트를 빠르게 이해·분석하기 위해 인문학적인 개념 도구가 우선 순위로 인식됐다. 실제로 애플의 ‘시리’, 삼성의 ‘빅스비’ 등 음성 시스템이 발전되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인공지능 개발 기업은 자동 번역을 더욱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20% 이상의 직원을 언어학자로 채용한 바 있다. 개발 과정에서 언어학 전공자는 인간의 말을 컴퓨터 텍스트로 바꾸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언어 이해뿐만 아니라 대화를 처리하는 기술도 필수적이다. 자연언어와 인공언어 간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감도를 최대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언어학 전공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인공지능 개발과 관련한 인문학 직업들 중요성 커져

  인공지능 관련 연구를 진행한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이하 MIT)에서는 기존의 프로그래머, 딥러닝 개발자와 더불어 여러 분야의 직업이 생길 것으로 예측했다.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이 만들어낼 직업을 크게 트레이너, 익스플레이너, 서스테이너로 분류했는데 이러한 직업이 인문학과 연관돼 있어 주목받고 있다.
  먼저 트레이너는 주로 챗봇에 이용되는 인공지능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챗봇은 소비자가 질문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빅데이터 분석을 거쳐 해답을 주는 의사소통 방식이다. 최근 여러 기업이 챗봇을 상담 시스템에 도입해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인공지능은 고객들의 은유적 표현이나 오타가 섞인 질문과 답변에 응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한계를 가진다. 트레이너는 이런 챗봇에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분석하는 감성지능을 주입해 챗봇이 상황에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여러 언어학자 또는 심리학자들이 연구·개발에 참여해 인공지능의 언어인지능력과 감성지능을 기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익스플레이너는 인공지능의 언어를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적절한 단어와 문장으로 번역하고 설명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회의에서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익숙치 못한 고위급 임원들에게 알고리즘에 근거한 결정에 대해 설명하려면 인공지능의 표현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익스플레이너는 인공지능의 언어와 사람의 언어 사이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통역의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선 코딩이나 C언어 등 인공지능 언어 구사 능력뿐만 아니라 사람의 언어로 적절히 바꿀 수 있는 능력 또한 요구되기 때문에 언어체계에 대한 이해력이 높은 언어학 전공자가 선호된다.
마지막으로 서스테이너는 인공지능이 딥러닝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말과 상황에 대한 학습을 하지 않게 한다. 또한 잘못된 신념을 가지지 않도록 인공지능 철학을 구축한다. 인공지능이 이미 대체 불가능한 중요 기술이 됐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인공지능의 신뢰성에 대한 의심을 갖고 있다. 
  MIT의 조사에 따르면 인공지능 시스템의 공정성을 신뢰하는 기업은 3분의 1 이하로 안전성에 대한 신뢰도 역시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스테이너는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신뢰할 수 있도록 관리하며 인공지능을 잘못 활용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권예은·이가현 기자, 연은빈·육지은 수습기자 press@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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