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방식으로 제품을 재창조하는 '모디슈머(modisumer)'와 이의 연장선으로 불리는 '내시피족(나의+레시피)' 트렌드가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모디슈머와 내시피족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자.
'모디슈머'와 '내시피족'…완전히 다른 새로운 트렌드 만들어
‘모디슈머’는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제조업체가 제공한 조리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재창조한 방법으로 제품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 MZ세대들이 자신의 취향과 방식을 곁들여 제품을 재창조하는 것이 바로 모디슈머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모디슈머 트렌드는 ‘나’와 ‘레시피’를 합친 ‘내시피족’이라는 또 다른 형태의 트렌드로 이어지면서 대중과 음식 업계의 관심을 얻고 있다.
모디슈머와 내시피족 열풍의 진원지는 SNS다. SNS를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레시피를 공개하는 소비자가 늘고 연예인들 역시 SNS상에서 모디슈머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확산했기 때문이다. 내시피족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색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이색 레시피를 소개함과 동시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따라 해보고 싶은 욕구를 자극한다. 따라 해보고 싶은 욕구는 곧 챌린지로 직결된다. 내시피족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커진 SNS 상에서 인증 챌린지를 유도하며 완전히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모디슈머’와 ‘내시피족’ 트렌드… MZ세대 따라하기 욕구 자극
SNS 상에서는 주변에서 구하기 쉽고 접근성이 좋은 재료로 간편하게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가 이목을 끌고 있다. SNS 상에서 알려진 모디슈머, 내시피족 트렌드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닥터페퍼 음료에 피클을 넣는 레시피가 있다. 일부 마니아들의 음료로 알려진 이 레시피는 한 미국 틱토커가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피클 닥터페퍼’를 주문하는 영상이 900만 뷰를 돌파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러자 한국의 유명 ‘틱톡(TikTok)’ 인플루언서들도 피클 닥터페퍼를 비롯해 본인만의 개성을 살린 닥터페퍼 레시피 영상을 소개하면서 관심을 증폭시켰다. 이는 국내 MZ세대의 따라하기 욕구를 자극했다.
또 파워에이드에 박카스와 갈아 만든 배를 섞은 음료 레시피도 화제다. ‘파워 박갈배’라고 불리는 이 레시피는 아래는 노란색, 위는 파란색으로 SNS에 사진으로 올리기 좋은 특이하고 예쁜 색 조합을 제공한다. 더욱이 누구나 쉽게 재료를 구해 금방 따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대중적 인기에 한몫했다.
모디슈머와 내시피족 트렌드 적극 반영하는 업계
이처럼 다양한 모디슈머, 내시피족 트렌드의 레시피가 유행하면서 식음료 업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트렌드에 발 빠르게 반응하는 식음료 브랜드들이 연달아 MZ세대가 즐기는 다양한 모디슈머 먹거리를 출시한 것이다. 요즘 식음료 업계는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는 레시피를 각 브랜드의 특색과 노하우를 적용해 제품화하는데 몰두하고 있다. 실제 SNS에서 유행하는 레시피를 프랜차이즈 카페나 편의점에서 쉽게 맛볼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이스티에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한 ‘아샷추’가 있다. 아샷추는 일부 마니아층이 즐기는 내시피 메뉴로 소소하게 이름을 알렸으나, SNS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지난 여름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 그러자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에서 연이어 아샷추를 메뉴로 선보이며 MZ세대의 공략에 나섰다. 이처럼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한 마케팅은 음식료 업계에 쏠쏠한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디슈머나 내시피족 트렌드의 레시피는 어느 정도 아는 맛이라는 친숙함 덕분에 구매 전환이 원활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 프랜차이즈 업체도 이런 소비 경향을 반영해 특색 있는 신제품을 선보이려는 곳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윤지원 수습기자 press@gachon.ac.kr